'이름 없는' 스트라이커의 흥망성쇠

'이름 없는' 스트라이커의 흥망성쇠


Rabona, Musa Okwonga”



축구 선수 중에는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받는 선수들이 있다.



이러한 선수들은 대게 팀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태해 보이는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비판 받는 선수들이다.



저자(Musa Okwonga)는 이 글을 통해 이러한 부류의 공격수들을 파헤쳐 보려고 한다.



게을러 보이지만 골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맡는 선수들 말이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과 달리 원톱 공격수는 외로울 때가 많다.



골키퍼 라는 포지션도 비슷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페널티 박스를 자신의 집처럼 여길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반면 원톱 스트라이커들은 오프사이드라인을 지키며 침투할 기회만 엿보다 상대방을 압박하라는 감독과 동료들의 지시에 냅다 뛰어다니기 일수다.



이처럼 원톱 공격수들은 상대 수비수가 졸졸 쫓아다니는 톱클래스의 공격수가 아닌 이상 공격 진영에 혼자 남겨져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원톱 공격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멜로드라마처럼 ‘과하다’거나 ‘동의할 수 없다’ 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도 틀린 것은 아니다.



원톱 공격수는 포지션의 특성상 90분간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기회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에 높은,


때론 과한 자존감이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



언제든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자리에 있고 그 때가 오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뛰지 않는 공격수라니,


이상하다. 공격수들 사이에서 원톱 스트라이커들은 흔히 밀렵꾼, 포식자, 또는 스나이퍼라고 불리우는데,


이러한 별명들은 그들의 짧은 활동 반경 때문에 지어진 이름들이고 사람들은 이들을 교활한 짐승에 빗대어 표현한다.



사실 수비수들이 단지 이들의 존재를 잊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이름 없는’ 스트라이커 중 가장 뛰어났던 공격수 중 한 명이었던 호마리우는 통산 448경기에서 309골을 기록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호마리우 선수 같은 경우에는 뛰어난 공격수 임에도 불구하고 홀로 공격 진영에 서 있을 때가 많았다.



이에 대한 근거는 호마리우의 선수 시절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상대 수비수들은 경기 전에 호마리우를 주의해야 한다는 말을 감독에게서 들었겠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


“오늘은 코브라가 힘들고 졸려 보이네” 라고 단정 짓고 신경을 안쓰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수비수들은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아 챌 것이다.



현대 축구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호마리우의 계승자라고 자주 불린다.



그 이유는 아구에로가 옛 시절 호마리우를 연상케하는 용맹함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구에로는 전과 달리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의 지휘봉을 넘겨 받은 이후 부터 팀플레이에 취중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사실 아구에로의 진정한 진가는 그가 공격진영에 홀로 남겨져 있을 때 나온다. 그가 홀로 공을 잡고 전진하는 순간은


마치 뮤직 페스티벌의 디제이가 분위기를 최고조로 띄우기 직전만큼 숨막힌다.



이름 없는 공격수들은 대부분 열심히 뛰어다니지 않는다거나 활기찬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는다.



사실 이러한 공격수들의 스타일은 이미 계산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들의 역할은 결정적일 때 수비수 사이로 침투하여 골을 넣는 것인데


어슬렁 거리는 것보다 수비수들의 집중력을 잘 흐트려 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1991년 레드 스타 벨그라데 소속으로 유리피언 컵을 손에 거머 쥔 다르코 팬세브 (Darko Pancev) 도 이와 같은 이유로 비판 받았다.



팬세브는 이탈리아 세리에 A 무대에서 기대에 못 미친 자신의 실패 원인을


“축구엔 뛰는 공격수와 뛰지 않는 공격수가 있다"라고 말하며 해명했다.



또한 그는 “나의 타고난 골 감각 덕분에 난 골대 부근 30미터 에서만 뛰어도 충분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이런 나의 스타일을 싫어했다" 라고 말했다.



그 해 팬세브가 발롱도르 올해의 선수상 2위에 올랐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 정도 말은 할 수 있는 선수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팬세브와 함께 제일 동정 받았던 공격수는 단연 필리페 인자기 일 것이다.



인자기는 최전성기 시절에도 게을러 보이는 플레이 스타일로 비판을 받았던 대표적인 이름 없는 공격수였다.



하지만 인자기는 유명한 영화배우 피터 팔크가 연기했던 콜롬보 형사의 역할처럼 축구계에선 과소평가된 축구 선수 중 한명이다.



인자기는 콜롬보 형사가 범인의 허를 찌르는 질문들을 통해 진술을 받아내는 것과 같이 방심하는 수비수들의 허를 찔러 골을 성공시키는 공격수였다.



이로 인해 인자기와 같은 이름 없는 스트라이커들은 평소엔 조용하지만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독사와 같은 힘으로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더 많은 이야기는 Rabona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