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THE GOAL] Lorenzo "Aig Scream" Pinciroli: 전설적인 스포츠 MC를 만나다



[LIVE THE GOAL] Lorenzo "Aig Scream" Pinciroli:
전설적인 스포츠 MC를 만나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8월말 GOAL STUDIO 팀은 프라하에서 열린 Super Ball 2019에 다녀왔다. Super Ball은 프리스타일 풋볼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이며 전세계 프리스타일 풋볼러들이 가장 많이 참가하는 대회다.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백명의 프리스타일러들이 현란한 발재간을 보이며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무대 구석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칠게 쉰 목소리였다.

프링글스 아저씨의 수염을 하고 있는 민머리 남자였다. 무대를 넘어서 대회장 전체를 장악한 그의 목소리는 사람들을 스테이지 앞으로 불러들였고 이벤트 기간 내내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무대 밖에서는 모두의 아버지처럼 모든 참가자들에게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곁을 지나갈 때 마다 그의 이름을 부르고, 질문을 하고, 인생사를 논의하기도 했다.

GOAL 앰배서더들을 만나러 프라하에 간 우리였지만 도저히 이 씬스틸러가 누구인지 궁금한 채로 돌아갈 수 없어 대회가 끝난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날 그에게 별도로 인터뷰 신청을 하게 되었다.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Lorenzo (Aig Scream) Pincheralli입니다. Aig Scream은 제 활동명이구요. 저는 약 20년 전 프리스타일 농구 쪽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팀을 꾸려 여러 스포츠 종목을 프리스타일로 섞어 새로운 도시 문화, 도시 스포츠로 만들자는 아이디로 시작했죠. 2005-2006년쯤 프리스타일 농구, 축구 그리고 브레이크댄스를 하는 친구들을 모아서 다짜고짜 시작한게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어요. 공연을 진행하며 돌아다니다가 이탈리아에서 레드불이 주관한 프리스타일 이벤트에 섭외 된 것이 제 커리어를 결정 짓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프리스타일 이벤트에서 사회를 보면서 프리스타일 축구 레전드인 Sean, Andrew, Daniel, Tokura와 Super Ball 디렉터인 Lucaso를 만나게 되었어요. Lucaso는 제가 당시 기획한 이벤트가 자신이 다음해 주최하는 Super Ball에 큰 영감이 되었다고 제게 Super Ball을 같이 진행해보자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2014년 Super Ball 첫 MC를 시작으로 6년째 이 대회 메인 MC를 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U-18 청소년들을 위한 Nextball이라는 프리스타일 풋볼 대회를 기획/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에서 MC를 맡고 있습니다.



Q: 프리스타일 농구로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축구로 바뀌었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게 됐나요?

A: 제가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어떻게 이렇게 프리스타일 풋볼러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냐며 제가 프리스타일 풋볼러 출신이냐고 물어봐요.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세계 프리스타일 풋볼 협회(World Freestyle Football Association, WFFA)의 슬로건이 “네게 필요한 것은 공 뿐 (All You Need Is A Ball)” 이라는 겁니다. 그 공이 농구공인지 또는 축구공인지는 아무 상관없어요. 저희가 처음 시작했을 때 많은 기술들이 종목 간 구분이 없었어요. 공연을 할 때 제가 세 개의 공을 저글링 한다면, 그 중 두 개는 농구공, 한 개는 축구공이었고, 그러다 옆 사람한테 그 중 한 개의 공을 패스하면 옆에서는 그 공으로 크로스오버(농구 기술)를 하곤 했어요. 이 스포츠에 대한 접근 자체가 “프리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힙합 문화에서 자라온 저로서는 제 주의 모든 것들을 신경 써요. 음악, 관객과의 교감, 바이브 모두 고민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지만 농구공이냐 축구공이냐는 전혀 상관없죠.

제가 프리스타일 풋볼에 대해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부분은 Super Ball 같은 이벤트예요. 저도 제가 한창 프리스타일러로 활동할 때 이런 대회가 있었다면 반드시 참가하고 싶었을 거예요. 프리스타일 풋볼 커뮤니티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이런 Super Ball대회가 많은 이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 준다는 것이 Super Ball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 죠. 참가자가 많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기회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볼 수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Super Ball과 WFFA의 멤버로서 다음 세대의 프리스타일 풋볼러들을 키워내는 이런 대회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자기 인생의 가장 행복한 한 주라고 일컫는 이런 대회, 이런 순간을 만들어주는데 일조했다는 것을 엄청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Q: 당신의 GOAL은 무엇입니까?

A: Lucaso를 도와 프리스타일 커뮤니티를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또한 제 파트너, 친구들과 함께 Nextball과 같은 많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싶어요. 되도록이면 제 출신인 이탈리아 커뮤니티를 위해 힘쓰고 싶은 생각도 있네요. 또다른 목표는 프리스타일 풋볼의 여러 종목을 하나씩 띄어 내서 각 종목을 수익성 있는 개별 이벤트로 발전시켜보고 싶어요. 어려운 일이겠지만 프로로서 우리는 브랜드들과 협력하여 이러한 이벤트들의 수익성을 개선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Q: 일본 프리스타일 풋볼러들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요?

A: 저는 그들이 정말 유니크한 문화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도요. 제가 도쿄를 방문했을 때 그들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정말 놀랐어요. 어디를 가든지 깔끔하고 세심하고 정리된 모습이었죠. 저는 그런데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면 항상 어디든 그러한 엄격한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는데 불편해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봐요. 그들은 그런 사회적 기준을 따르는 수백만명의 사람들 중 튀고 싶어하고 특별하다고 느끼고 싶어하죠. 저는 일본 프리스타일 커뮤니티가 그런 사람들로 형성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축구뿐만이 아니라 농구, 브레이크 댄스 등도 마찬가지예요. BMX도 일본에서 엄청나게 흥행하고 있잖아요? 저는 그래서 문화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들은 자신에 대해 엄격한 규율로 무섭게 집중해요. Kazane는 하루가 24시간이면 25시간 프리스타일 생각 밖에 하지 않아요. 그가 공연을 할 때는 마치 그의 몸이 음악에 감전당한 것과 같이 보여요. 배틀을 할 때도 일본 선수들은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보이고 싶어해요. 유럽은 모두가 예전에는 Sean이나 Andrew였다면 지금은 Erlend를 따라하고 그들의 기술을 흉내내고 싶어해요. 하지만 일본 선수들은 패션도 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신경 쓰고 자신들만의 기술을 만들어내고 싶어해요. 그리고 관객들과 호흡하며 자신들의 스타일이 더 낫고 멋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이들의 이런 스타일과 유럽 선수들의 테크닉이 잘 어우러진다면 새로운 맛과 멋이 탄생할 것 같아요. 이런게 진정한 프리스타일이거든요. 처음은 따라하면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다른 그 무엇을 창조해내야 합니다.



Q: 여성 프리스타일 풋볼러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A: 이 주제는 작년 Super Ball 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인데 모두가 알고 있고 비밀도 아니니 말씀드릴게요. Super Ball에서 하루에 남성과 여성 프리스타일 경기를 다 본 사람들이 “와 여자들도 잘하긴 하는데 남자들이 더 낫네”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어떤 스포츠에서는 이런 비교가 성립될 수가 없는 게 퍼포먼스 수준에 있어 거부할 수 없는 확실한 차이가 있는 종목이 있기 때문이에요.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마라톤을 예를 들면 여자 선수들의 기록이 남자 선수들의 기록보다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에요. 여자 마라톤 선수들도 엄청난 운동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유연성, 스타일, 감성, 표현력 등에 대한 항목에서는 여자의 능력이 남자를 이미 앞질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내세워 여자 프리스타일 풋볼러들이 무대를 꾸민다면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그리고 저는 여자 선수들을 위한 이벤트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기(프라하)는 모두가 프리스타일 풋볼러들이에요. 모두가 상대방의 실력을 어느정도 알고 있죠. 하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여자부문 Top 4인 Aguska, Laura, Lala 또는 Anastasia 같은 여자 선수들이 공연한다면 전세계 어디를 가든 모두가 그들의 실력을 보고 놀랄겁니다. 유일한 문제는 그 바로 옆에서 Fagerli Brothers (세계 챔피언)와 같은 선수들이 공연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 선수만을 위한 이벤트가 있어야 하며 그래야 여자 프리스타일이 더 많이 알려지고 흥행할 것입니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렸을 때 저도 부다페스트에서 Ladies’ European Tournament를 진행했어요. 완벽한 이벤트였습니다. 그들이 메인이벤트였기 때문이죠. 그들을 굳이 여자, 남자로 비교하게 둘 필요가 없어요. 여자 스포츠 이벤트에서는 남자 스포츠 이벤트와 마찬가지로 모두가 재밌게 즐길 수 있어요. 이렇게 각자 따로 대회를 하고 Super Ball이 일년에 한번 가족행사처럼 열려서 모두가 모여 즐기면 되는거죠. 많은 다른 스포츠에서는 벌써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고 머지않아 프리스타일 풋볼 커뮤니티도 이렇게 더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수염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시그니처인가요?

A: 그렇다고 볼 수 있죠. 하루는 제 고조부 사진을 보게 됐어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분이죠. 그 분은 딱 100년 전 저와 같은 달에 태어나셨더라구요. 그 사진에 묘하게 빠져들어 한참 보고 있는데 저랑 정말 닮은 거예요. 하지만 제게는 당시 수염이 없었죠. 그래서 기르게 됐어요. 그 분 수염이 조금 더 가늘고 곱슬 거리는 클래식한 수염이라면 제 수염은 조금 더 길어요. 이렇게 기르게 된 이유는 수염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이 더 웃겨 하더라구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도 제 수염을 보고 미소를 짓지만 저는 이게 저를 우습게 본다고 하기 보다는 친근하게 대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렇게 제 수염 갖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는 속으로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는 생각을 해요. 이런 게 진정한 소셜 네트워킹이 아닐까 합니다.